2025. 11. 12. 09:19ㆍ딸과 함께 커 가는 엄마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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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커 가는 엄마+변호사
- EP6. 어떻게 말해 줘야 할까
곧 세 돌을 앞둔 슬이는 이제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꽤나 잘 표현한다. 조금씩, 부단히, 성장하고 있는 슬이의 모습이 신기하고 대견스럽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이제는 단순 의식주를 충족시켜주면 됐었던 기본적 육아에서 조금 고차원적 육아의 진입로에 들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슬이는 날이 더워서 그런지, 밤에 잘 자다가도 새벽 2시 조금 넘어서 깨기도 하는데, 깨어나면 꼭 “안아줘!”라고 크게 외친다. 그러면 매번 얼른 안아주곤 했는데, 내가 잠결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슬이는 “엄마가 보고 싶어.” 이렇게 소리친다. 그럼 그 소리에 깜짝 놀라 얼른 안아주곤 한다.

요즘엔 새로운 주문(?)이 추가되었다. 슬이는 아직 아빠, 엄마와 다 같이 한방에서 잔다. 슬이는 낮은 침대, 아빠는 높은 침대에서 자는데, 자다가 갑자기 깨서, “아빠 내려와, 나 2층 침대 가.” 이렇게 말을 하기도 한다. 곤히 잠든 아빠가 낮은 침대로 내려오면, 30분 뒤에 다시 “내가 내려가, 아빠 올라와”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사실 이렇게 한밤중 자다가 매번 안아주는 것이 내게 부담이 되기도 하고, 침대를 계속 옮겨 줘야 하는 남편도 고되고, 슬이에게도 버릇이 들 것 같아, 이젠 그만해야겠다 싶었다.
문제는 어떤 식으로 거절을 해야 될 지였다. 분명, 슬이는 자기가 한밤중에 외치면, 엄마가 자길 안아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텐데 말이다.
어젯밤에도, 슬이는 새벽 3시쯤, 뒤척이다 “안아줘!”라고 큰소리치고, 굳이 낮은 침대에서 자는 아빠를 향해 “아빠 바꿔, 내가 1층에서 자.”라고 소리쳤다. 그렇게 안아 주고, 30분에 한 번씩 침대를 오르락내리락 하게 되었는데, 나도 힘들고 화도 났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슬아, 엄마는 밤에 잘 자는 아기를 좋아해.”라고 이야기를 해 버렸다.
말하고 나서 아차 싶었다. 마치, 밤잠을 설치면, 엄마에게 예쁨을 받지 못한다는 뜻으로도 들리기 때문이었다. 슬이는 나의 말을 듣고는, “엄마랑 코 자.”라면서 잠을 청했다. 문득, 미안하기도 하고, 마음이 불편해졌다. 편하려고 한 말에 도리어 내가 더 불편해진 셈이다.

그렇게 슬이는 새벽 3시 넘어 다시 잠이 들고, 난 마음이 불편해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아, 슬이를 등원시키기 전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이제 곧 세 돌을 앞둔 슬이는 어른들끼리 하는 말도 아닌 척하며 다 듣기도 하고, 내가 무심코 지나가면서 했던 말들, 단어들을 잘 기억해서 본인도 사용하기도 한다(예를 들면, 내가 카카오T 택시를 부르고 기사님을 부르는 것을 기억했다가 슬이도 카카오T 택시 기사님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내가 슬이 할머니에게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기억하고 따라하는 등).
그리고 나의 말투, 얼굴 표정에 따라 제법 분위기도 살필 줄 알아, 내가 조금 피곤해 보이거나 그러면 괜히 나한테 멋쩍게 더 웃어주고,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이렇게 제법 큰 슬이에게, 엄마로서, 슬이가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버릇없는 행동을 할 땐, ‘안 된다’며 훈육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상황에 따라 슬이의 부탁을 들어줄 수는 없을 땐, 슬이가 덜 서운하게끔, 상황을 이해시켜줄 필요도 있을 것이다.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왜 그토록 많은 육아 책들(<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등의 아이에게 말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육아 코칭 책들)이 존재하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인지, 아이 육아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왜 높은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오늘 저녁 남편이 퇴근하고 오면, 슬이에게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좋을 지 의견을 나눠 보아야겠다.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하든, 내 진심, 마음이 슬이에게 왜곡 없이 잘 전달되길 바라며 말이다.
한 인격체로서 슬이가 더 성장하듯이, 나 또한 엄마로서의 인격체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부단히 고민도 해보며 우리 딸 슬이와 맞춰 가는 과정을 겪게 될 텐데, 기대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p 7.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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