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EP 17. 지구 최고의 여행지, 스위스 (1) by 홍정기

2025. 12. 17. 10:28변호사의 평범한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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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 EP 17. 지구 최고의 여행지, 스위스 (1) 

 

 

1. 명과 암의 스위스

 

여행으로 못 가본 곳이 아마 90% 이상인 사람으로서는 오만한 판단일 수 있지만, 저는 자신 있게 스위스가 지구 최고의 여행지라고 종종 이야기하고 다닙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가보기 전부터 설렜고, 가서도 꿈만 같았던 곳이죠. 스위스 제1의 도시 취리히가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매번 꼽히는 것을 보면 저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와 함께 스위스에 다녀온 후 올해까지 3년 연속 가시는 분들도 있고요.

 

취리히 깃발의 색으로 칠해진 트램

 

 

다만, 단점들도 분명하고, 이러한 단점들 때문에 취향을 많이 타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행지 추천 글이기는 하지만, 혹시나 저의 추천으로 스위스에 달려갔다가 실망하실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disclaimer(면책 안내)’ 취지로 단점들부터 짚어 보고 넘어가겠습니다.

 

 

2. 스위스 여행의 걸림돌

 

조금 말장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스위스가 지구 최고의 여행지임에도 지구에서 가장 여행하기 좋은 나라라고는 하지 못할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살인적인 물가 때문이죠.

 

특히, 여행에 있어서 필수적인 숙박비, 식비, 교통비가 모두 매우 비쌉니다. 저의 추측입니다만,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데 숙소를 지을 수 있는 땅도 좁고 개발도 제한되어서 숙박비가 높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통이 정말 잘 되어 있기는 한데, 교통비로 일주일에 약 100만 원 정도 지출했을 정도로 지구에서 가장 비쌀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가격이고, 보통 매번 추가로 지불하게 되는 케이블카 비용도 만만치 않죠. 자국 브랜드 물건도 한국보다 비싸기 때문에 쇼핑하는 재미도 찾기 어렵습니다.

 

신형 케이블카에서 찍은 부담스러운 셀카 한 장 (광각렌즈는 원래 얼굴이 더 길어 보이게 나온답니다.)

 

 

제가 생각하는 물가보다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날씨입니다. 풍경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여행지인데 다른 유럽과 달리 여름에도 자주 비가 오고 흐린 편이어서 날씨 운에 따라 여행이 많이 좌우됩니다. 구석구석 볼 것이 많아 시간이 촉박하다고 짧게 짧게 머물게 되면 날씨 때문에 허탕을 치게 될 장소가 많을 확률이 높죠. 그래서인지 저도 세 번을 갔는데 아직 못 본 곳이 훨씬 더 많답니다.

 

하지만 다른 유럽 지역과 달리, 겨울 스포츠 때문에 겨울에도 성수기인 것은 장점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름 속에 갇혀 풍경은 보지 못했지만, 아이벡스 절벽 산양을 만난 것으로 위안 삼은 날

 

 

위 사진은 니더호른(Niederhorn)이라는 산봉우리인데, 맑다는 예보를 보고 갔지만 몇 시간을 기다려도 흐려서 조금 걷다가 내려온 곳입니다. 그런데 케이블카를 타고 조금만 내려오니 이 동네 자체는 맑았고, 산봉우리만 구름이 걸려있던 것인데 모르고 시간만 낭비했었죠. 예보와 산 정상의 날씨가 다를 땐, 내려와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좋은 팁이 될 것 같습니다.

 

 

3. 스위스의 술과 음식

 

스위스는 맛있는 요리가 별로 없다는 것도 단점일 수 있는데, 맥주와 와인, 그리고 치즈만큼은 최고입니다. 소고기나 양고기도 유명한 것 같은데 가성비가 특별히 좋지는 않았습니다.

 

스위스는 알프스의 좋은 수원지 덕분에 술로 유명합니다. 맥주와 화이트 와인이 특히 훌륭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생산량이 적어서 한국까지 수출이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이 마시고 와야 한다는 생각에 매 끼니 마시려고 노력했고, 트레킹 중에도 쉼터에 들를 때마다 꼭 한 잔씩 했죠. 기분이 좋아서인지 저는 맛있게 마셨습니다만, 사실 엄청난 맛을 기대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리기산 트레킹을 마치고 마신 리기 맥주

 

 

치즈를 대표 품목으로 말씀드리기는 했는데, 방목되는 소와 염소, 양 등이 많아 낙농업이 발달했고, 유제품이 전부 훌륭합니다. 스위스 초콜릿이 유명한 이유도 카카오 때문이 아니라 우유 때문에 밀크초콜릿이 유명한 것이죠.

 

잘 알아보고 사지 못한 탓에, 한국보다 비싸게 구매한 레더라 초콜릿

 

 

치즈는 정말 원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요리인 퐁뒤나 라클렛의 주재료도 바로 치즈죠. 그렇지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치즈인 저도 매 끼니 치즈를 먹는 것은 힘들어서 결국 한식을 찾게 되었던 슬픈 기억이 있습니다.

 

원 없이 먹은 치즈 퐁뒤

 

 

4. 스위스의 꽃

 

그럼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무엇이 스위스를 지구 최고의 여행지로 만들어 주는 것인지 궁금하실 수 있는데, 바로 트레킹입니다.

 

전에는 그저 기차와 전망대에서 장엄한 설산과 전원적인 마을을 감상하는 것이 스위스 여행의 핵심이라 생각했죠. 대학생 때 잘 모르고 다녀왔을 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했고요.

 

대학생 때는 안개 때문에 한 치 앞도 보지 못했던 스핑크스 전망대에 다시 와서 본 빙하

 

 

그런데 최근 스위스 여행을 계획하면서 알아보니 여행책에서도 트레킹에 대한 추천과 설명이 많았고, 다녀온 지인들도 트레킹을 하도 강조해서 트레킹을 꼭 해 보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전망대를 찍고 내려오던 중간에 케이블카에서 내려 트레킹 코스에 첫발을 내디디는 순간 아 이거구나.’라고 직감했습니다. 일행들도 모두 넋이 나간 채로 걷다가 한참 지나서야 감탄을 내뱉을 수 있었죠. 그 일행 중엔 여행 전부터 걷기 싫다고 선언한 분도 있었는데, 2시간 코스를 무려 2번이나 완주하고, 그 트레킹의 황홀함을 못 잊어 3년 연속 스위스로 떠났답니다. 저도 그 황홀한 기분을 느끼고자 다음 해에 또 갔었죠.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첫 트레킹 코스 초입에서 (그런데 멋진 풍경은 사진 반대편 시야에 있습니다.)

 

 

무엇이 그리 좋았느냐.’라고 한다면 사실 글로 충분히 묘사하고 전달할 자신은 없습니다만,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그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깊숙이 들어가 360도 둘러싸여 청정 공기를 마시며 걷는 해방감입니다. 얕은 지식을 곁들이자면, 걸을 때 분비되는 세로토닌과 야생에 던져졌다는 긴장감에서 나오는 아드레날린, 그리고 시각적 자극에 의한 도파민이 섞인 호르몬 칵테일에 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시에도 몽환적이고 꿈만 같았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도 트레킹 할 때의 장면이 눈앞에 아른거리길래 혹시 정말 꿈을 꾸었던 것일까 스스로 의심했던 순간도 있었죠.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커서 그런 경험을 실제로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나 봅니다.

 

아마 인생에서 가장 꿈만 같았던 두 번째 트레킹 코스의 초입

 

 

트레킹 하는 내내 자연 경관도 계속 바뀌기 때문에 지루하실 걱정은 없습니다. 그리고 코스마다 워낙 풍경이 달라서 매번 새롭기도 하고요.

 

 

5. 다음 편 예고

 

지구 최고의 여행지 소개인데, 한 편에 끝낼 수는 없겠죠? 이번에 단점과 장점을 간단히 말씀드렸으니, 다음에는 스위스의 대표적인 관광지들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아직 스위스가 어떠한 여행지일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을 것 같은데, 스위스를 좀 더 알 게 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들과 함께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p 18.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