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7. 09:13ㆍ변호사의 평범한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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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 EP 18. 지구 최고의 여행지, 스위스 (2)
1. 어디를 가도 멋진 스위스
마치 여행 고수인 것처럼 글을 써 오고 있지만, 사실 저는 각 여행지 내에서도 대표적인 관광지가 아닌 곳에 가면 잘 즐기지 못하고 심심해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주로 번화한 도시나 멋진 경관이 있는 장소만 반복적으로 찾는 편이고, 덜 유명한 새로운 곳을 샅샅이 찾아가지는 않습니다. 국내 여행을 거의 안 가는 이유도 비슷하죠.
그런데 스위스는 한국의 40% 정도밖에 안 되는 면적임에도 구석구석 다양하고 강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곳까지 가보고 싶은 나라입니다. 공식 언어가 4개인 것만 보아도 지역마다 다른 문화권임을 짐작해 볼 수 있는데, 자연 경관도 은근 각양각색이죠. 심지어 유럽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라인 폭포 보유국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제가 이번 편에서 소개해 드리는 스위스의 매력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제가 모든 곳을 가 본 것도 아니긴 하지만, 분량상 아주 대표적인 곳만 담게 되어 아쉬움이 남네요.
2. 스위스 여행의 거점, 인터라켄
스위스에 길게 머물지 못한다면, 혹은 한 곳에만 머물고 싶다면, 100명 중 99명은 인터라켄을 거점으로 꼽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터라켄은 수도인 베른과 알프스의 이데아라고 할 수 있는 그린델발트,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융프라우 등을 포함한 베르너 오버란트 지역의 중심지이며, 스위스 전체의 교통 요지이기도 하죠. 대신 그만큼 사람이 북적거리고 숙소 가격도 비싸서 요즘은 그 주변 지역들에 많이 머무는 것 같습니다.

두 호수 사이에 있다는 의미의 인터라켄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갈 곳이 정말 많고, 그 한곳 한곳 어느 하나 시시한 곳이 없습니다. 그만큼 트레킹 코스도 다양하고 훌륭하죠. 그래서 저는 평생 한 곳만 여행을 갈 수 있다면 바로 이 인터라켄을 선택할 것입니다.

일단, 양옆 브리엔츠와 튠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며 여유롭게 힐링할 수 있고, 주변에 있는 융프라우 3봉, 그린델발트 피르스트, 쉴트호른, 로트호른, 니더호른 등 명산에 올라 전망을 감상하거나 트레킹할 수 있으며, 중세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베른도 가깝죠.
패러글라이딩과 같은 액티비티는 스위스 다른 지역에서도 즐길 수 있긴 하지만, 집라인과 글라이더, 마운틴카트와 트로티바이크, 그리고 절벽을 따라 걷는 클리프워크까지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은 아마 그린델발트 피르스트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1편에서도 강조했던 트레킹의 경우, 제 짧은 경험상 융프라우 3봉을 바라보며 걷는 33번 파노라마 트레일이 그 어떤 지역의 트레킹 코스보다 감격스러웠습니다. 사방 천지의 웅장한 설산과 푸릇푸릇한 장관을 보며 신난 감정과, 마치 내가 원래 있어야 할 곳에 드디어 온 듯한 편안함과, 천국인지 꿈인지 싶은 비현실감과, 청정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상쾌함 등이 복합적으로 밀려와 버거울 정도로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트레킹하는 모두가 정말 아무 말도 안 하고 걷고 있는데, 지쳐서 그런 것이 아니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해서 그런 것임을 서로 알고 있었죠. 2시간가량 걷는 내내 계속 풍경이 바뀌어 질리지도 않았습니다.
이처럼, 인터라켄과 그 주변만으로도 스위스 여행은 웬만한 여행지를 압도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스위스에서 가장 유명한 산봉우리, 마테호른
인터라켄이 관광지로서 제일 유명하다면, 산봉우리로서 제일 유명한 것은 아마 마테호른일 것입니다. 스위스에서 가장 인기가 많음은 물론, 지구에서도 손에 꼽는 유명세를 가졌죠.

그런데 이 마테호른이 워낙 높고 뾰족해서 그런지 구름이 잘 걸려 온전한 모습을 보기가 은근 힘듭니다. 오죽하면 마테호른의 온전한 모습을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하고, 마테호른에 새벽빛이 반사되어 황금색으로 보이는 ‘황금호른’은 5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도 있죠.

이처럼 유명한데 보기도 어렵다 보니, 이 고고한 마테호른을 보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고, 설레고 계속 보고 싶은 것 같습니다.
마테호른을 보기 위하여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 바로 체르마트인데, 환경을 위해 내연기관차의 출입을 금지한 이 아늑한 천연 마을 자체의 매력도 분명 있겠지만, 저는 산봉우리계의 연예인, 마테호른이 체르마트 여행의 99.9%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체르마트의 숙소는 무조건 마테호른 뷰의 방으로 예약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숙소에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체르마트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새벽에 황금호른을 보기도 훨씬 유리하죠.

체르마트에서는 다양한 높이와 방향에서 마테호른을 조망할 수 있는 여러 거점으로 향하는 산악 열차와 케이블카가 출발하고, 이들 거점에서는 마테호른과 그 반영이 비치는 호수들을 볼 수 있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체르마트가 트레킹하기 가장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이 부분은 조금 취향을 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다녀왔을 때는 방문한 계절 탓인지 고도가 높아서인지 환경이 다소 척박했고, 스위스에서 처음 트레킹을 했을 때의 푸릇푸릇한 감동을 느끼지는 못해서 아주 약간 아쉬웠던 것 같네요.
4. 에피소드 하나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예상하기는 했지만, 스위스 편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 내용 구성도 아쉽고, 거창한 제목에 비해 그 감동도 잘 전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분량 때문에 담지 못한 소개와 사진도 너무 많고요. 그렇지만 또 너무 길어지면 지루해지기만 할 것 같아서 스위스의 나머지 매력은 직접 경험해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흐름상 담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나 말씀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산의 여왕으로 불리는 리기산에 가던 날, 스위스 국기 색에 맞춰 일행하고 같이 빨간 반팔에 하얀 조끼를 입었습니다. 그랬더니 정상에 오르던 기차 안에서 필리핀계 미국인 가족분들이 저희를 보고 정말 편견 없이 스위스 사람이냐고 묻더군요. 아니라고 했더니 제 조끼를 보고 내셔널지오그래픽 사람이냐고 다시 묻길래, 웃으면서 그냥 한국인 관광객이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분들은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스위스를 방문하게 됐다고 하면서, 같이 기념사진을 찍자는 요청을 받게 되었습니다. 글로 쓰고 나니 그다지 재미없는 것 같지만, 아래 사진을 보고 상상하면서 살짝 웃음이 나오셨기를 기대해 봅니다.

5.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은 지난 <EP 16. 크로아티아, 나에겐 낭만의 나라> 편 말미에서 말씀드렸던 또 하나의 비주얼 강국, 체코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알프스와는 또 다른 동화 같은 매력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겠습니다.
Ep 19.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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