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EP 20. 작지만 큰 매력, 포르투갈(1) by 홍정기

2026. 2. 25. 16:47변호사의 평범한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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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 EP 20. 작지만 큰 매력, 포르투갈(1)

 

 

1. 나에겐 더 특별한 포르투갈

 

작년 하반기, 리스본 직항편이 생긴 이후로 포르투갈이 여행지로 한창 인기가 상승 중이죠. 제가 이번에 다녀올 때도 왕복 비행기 모두 만석이었고, 지인을 두 분이나 만났을 정도였습니다. 만나진 못했지만 포르투갈에 동시에 계셨던 분도 있었고요.

그런데 저에게는 아마 조금 더 특별한 여행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신혼여행으로 다녀왔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포르투갈 편은 3편 정도로 구성해 보려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포르투갈 여행 전반에 관한 이야기, 그다음에는 대표적인 도시인 리스본과 포르투에서의 경험을 자세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2. 포르투갈, 왜 좋은가

 

포르투갈의 무엇이 그리 좋아서 특별한 여행지로 골랐는지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사실 아내가 같은 질문을 했을 때도 약 10년 전에 다녀왔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서 무엇이 좋았다고 명확하게 집어서 말은 못 하겠지만, 그곳에서의 시간이 정말 행복했고, 같이 갔던 모두들 좋았다고 했던 곳이다.”라고 모호하게 답을 했었는데, 이후 구매한 여행책 서문에도 주변에 포르투갈을 다녀온 여행자에게 어땠냐고 물어보면 그들은 정확히 무엇이 좋았다고 말하지 않는다. 포르투갈은 그냥 스며드는 것 같기 때문이다.”[1] 라고 되어 있어 같이 신기해하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그 책에서 나오는 어마어마한 유적이나 자연환경은 없지만 그곳의 도시, 사람들, 시간이 애틋할 정도라는 취지의 설명도 제가 했던 말과 정말 비슷해서 공감이 갔습니다.

 

[1] 송윤경, <포르투갈 셀프트래블(2025-2026)>, 상상출판, 2023, p.20

 

10년 전 찍은 리스본 코메르시우 광장 사진

 

요약하자면, ‘잘 모르겠지만, 그냥 좋다는 무책임한(?) 대답을 했던 것인데, 이후 아내는 유명 여행 유튜버도 신혼여행지로 포르투갈을 고르겠다고 답한 영상을 보고 안심하는 한편, 막연한 기대와 환상도 점점 키워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번에 다시 다녀와서 장점을 정리해 보니, 유럽치고 저렴한 물가, 유럽답지 않은 친절함, 그리고 아름다운 도시와 맛있는 음식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써놓고 보니 완벽한 여행지네요.

 

유럽에서 맛본 모든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요리, 문어 스테이크

 

3. 여행지로서의 단점

 

굵직한 장점들이 많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100점 만점에 89점 정도랄까요?

 

우선, 유럽 대륙의 서쪽 끝이라 비행시간이 깁니다. 그리고 유럽 중심에서 멀고 역사적으로 이슬람 영향도 받아서인지 유럽스러움이 조금 부족하고, 언덕과 산이 많아 자연환경마저 한국과 좀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영토도 한국보다 작아서 가볼 만한 곳이나 콘텐츠가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다른 계절과 시간대에 찍은 사진이기는 하지만, 같은 장소임에도 10년 전(좌)보다 올해(우) 사람이 훨씬 많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10년 전에 갔을 때보다 관광객이 10배는 많아진 느낌이 제일 큰 단점으로 다가왔네요.

 

4. 유럽 맛집

 

다시 장점으로 돌아와서, 아름다운 도시에 대해서는 앞으로 두 편에 나누어 말씀드릴 예정이다 보니, 음식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 보겠습니다.

 

(잘 알려진) 유럽 음식은 보통 원재료의 맛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리가 덜 되었다고 느끼시거나, 심심하고 입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행 도중 한식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고, (제 경험상) 이러한 현상은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죠.

 

해물밥 대회 우승한 식당에서 먹은 포르투갈 대표 음식, 해물밥

 

 

그런데 포르투갈 음식은 예외일 수 있습니다. 해물밥, 정어리구이 등 사실상 한식과 진배없는 음식이 많은 편입니다. 저도 30대부터는 유럽에서 한 끼 정도는 한식이나 아시안 푸드를 찾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죠.

 

리스본 편에서 다시 소개해 드릴 예정이지만, 포르투갈은 에그타르트(나타)의 원조인 만큼 디저트도 수준급입니다.

 

거금을 들여 맛본 카라비네로 (내장을 소스 삼아 먹는다.)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던 이유에 훌륭한 식재료도 포함이 될 텐데, 쇼핑 부분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포르투갈은 와인과 올리브유도 훌륭하죠. 그리고 카라비네로(carabinero, scarlet fish)라고 하는 진홍새우의 원산지로 특히 유명합니다. 정확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1kg에 국내에서는 냉동이 30만 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포르투갈에서는 생물이 16만 원 정도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음식인데 평범한 랍스터와 맛이 비슷해서 기대보단 실망했지만요.

 

여행 내내 유명 맛집에서 여러 번 먹었지만, 한 번도 맛있지 못했던 바칼라우

 

 

물론,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모든 음식과 모든 식당이 맛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전에 잘 찾아보고 갈 필요는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포르투갈 전통 음악인 파두공연을 볼 수 있는 식당에서 먹은 코스 요리가 전부 별로였고, ‘바칼라우라고 하는 포르투갈 대표 대구 요리도 약간 종이 씹는 맛이라 대체로 별로였습니다.

 

5. 기념품 천국

 

저는 쇼핑도 식도락만큼이나 여행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보통 상징물이 많을수록 기념품 쇼핑의 재미도 컸던 것 같습니다. 포르투갈도 트램, 코르크, 정어리, 통조림, 아줄레주(전통 타일) 등 상징이 많은 편이라 기념품 고르기가 어려울 정도였죠.

 

이렇게 아줄레주라고 하는 파란 전통 무늬 타일이 건축물 실내외에 많습니다.

 

그리고 선물용 기념품도 상품화가 매우 잘되어 있습니다. 튜브 잼, 호박 잼, 유명한 치약과 화장품 등 선택지가 많은데, 물가까지 저렴해서 전반적으로 쇼핑 부담도 덜했던 것 같고요. 그래서인지 이번에 아마 처음으로 위탁수하물 무게 제한을 초과해 보았답니다.

 

유럽하면 그리스·로마 신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와인과 올리브유가 먼저 떠오르는 분들도 많을 텐데, 포르투갈에 가면 포트 와인과 그린 와인이라고 하는 포르투갈만의 와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포트 와인은 <EP 12. 위스키 추천해 드릴까요?> 에서도 잠깐 등장했었는데, 다다음 포르투 편에서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990년 빈티지 포트 와인 기념품들

 

 

그린 와인(vinho verde, 비뉴 베르데)은 사실 초록색은 아니고, 포르투갈 북쪽 미뉴 지방의 덜 익은 포도로 만든 와인을 뜻합니다. 도수가 높은 포트 와인보다 신선도에 민감하고, 한국에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서 저는 현지에서는 그린 와인 위주로 마시려고 했습니다. 기념품으로는 포트와인을 잔뜩 가져왔고요.

 

5. 다음 편 예고

 

첫 추천 여행지였던 일본은 한 편에 엄청 압축적으로 담았던 것 같은데, 회차가 지날수록 점점 여행지 추천보다는 소개에 가까워지면서 방향성을 잃고 늘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만, 포르투갈은 워낙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일단은 수도 리스본과 제2 도시 포르투 편을 나누어 총 3편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래서 다음 편에서는, 이번에 잠깐 언급만 했던 에그타르트와 파두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포르투의 명성에 가려져 그 아름다움이 간과되고는 하는 리스본에 대한 생생한 소식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10년 전 리스본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에서

 

 

Ep 21.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