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EP 21. 작지만 큰 매력, 포르투갈(2) by 홍정기

2026. 3. 25. 09:51변호사의 평범한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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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 EP 21. 작지만 큰 매력, 포르투갈(2)

 

 

1. 수도는 수도다

 

리스본은 포르투갈의 수도이자 제1 도시임에도, 2 도시 포르투의 매력에 가려져 관광객들에게는 다소 홀대받는 편입니다. 주변에 포르투만 다녀온 지인도 꽤 있고, 제가 이번에 구매했던 여행 책 중에는 리스본이 아닌 포르투부터 소개하는 곳이 있을 정도였죠.

 

그렇지만, 수도인 만큼 먹거리와 쇼핑을 포함한 관광 콘텐츠는 리스본이 포르투를 압도한다고 생각합니다. 7개의 언덕 위에 세워진 항구 도시라 훌륭한 전망도 많고, 가 볼 만한 근교도 꽤 있고요.

 

, 리스본은 포르투갈에 간다면 절대 빼먹을 수 없는 곳이죠. 원래는 포르투갈을 스페인과 함께 묶어서 여행하면서 리스본은 스윽 스쳐 가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 직항도 생겼으니 그 매력을 듬뿍 느끼고 가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10년 전에 다녀온 리스본은 기억이 너무 흐릿하여, 이번에 작정하고 리스본 일정을 포르투보다 더 길게 짰답니다.

 

작동을 멈춘 비카 푸니쿨라(Bica Funicular) 앞에서

 

 

2. 전망 맛집

 

<EP 16. 크로아티아, 나에겐 낭만의 나라> 말미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여행할 때 비주얼에 가장 큰 감동을 느끼기 때문에, 이번 리스본에서도 전망을 가장 기대했습니다. 리스본은 푸니쿨라와 트램을 애용하지 않으면 허벅지가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가파르고 높은 언덕이 많고, 바다인가 싶을 정도로 넓은 테주(Tejo) 강까지 있어 멋진 전망이 많을 수밖에 없는 도시이기 때문이죠. 파란 하늘과 주황색 지붕의 보색 조화가 유럽스러움을 뽐내고 있기도 하고요.

 

상 조르즈(São Jorge) 성에서 바라본 리스본, 테주강, 4월 25일 다리(Ponte 25 de Abril) 그리고 강 건너 작게 보이는 알마다(Almada) 지구의 그리스도상

 

 

그래서 이번엔 관광 명소도 절반 이상을 전망대로만 계획하고, 식당들도 대부분 테라스나 루프탑 등 맛보다는 전망이 좋은 곳 위주로 예약했었죠.

 

여행 일정이 겹친 지인과 식사를 했던 식당 (리스본 대지진 때 지붕이 사라진 카르무 수도원(Convento do Carmo)이 보인다.)

 

 

사실 여러 전망대에서 본 경치는 대체로 기대보단 감흥이 없었지만, 식당을 전망 좋은 곳들로 고른 전략은 성공적이었는데, 식당과 바에서 감상했던 경치들이 정말 감동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굳이 애써서 전망대들을 섭렵하려고 하기보단, 전망을 내세운 카페나 식당들에서 조금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면 더 좋은 여행이 되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3. 매력 부자

 

리스본은 전망만 다양한 것이 아니라, 전형적인 유럽 번화가 모습의 바이샤 지구, 골목골목 매력을 숨기고 있는 시아두 지구, 가파른 언덕에서 트램이 역사적 건물들 사이를 오가는 알파마 지구, 그리고 탁 트인 평지와 강가의 벨렝 지구, 그리고 행정 구역상 리스본은 아니지만 강 건너의 알마다 지구 등 각 지역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가수 김윤아 님이 TV 프로그램 <비긴어게인2>에서 공연을 했던 식당에서 감상한 파두 공연

 

 

그리고 리스본에는 즐길 거리도 많은데, 포르투갈 전통 가요인 파두(fado)의 양대 산맥 도시 중 하나가 리스본이고, 포르투갈이 원조인 나타(nata, 에그타르트)의 유명 브랜드 본점도 대체로 리스본에 있습니다. 그 외에도 대항해시대 유적, 다른 유럽과는 다른 느낌의 각종 수도원과 성당, 리스본 명물인 트램과 각종 엘리베이터 등 관광 테마가 풍부하여 두 번째 방문 때 5박을 했음에도 계획한 것조차 소화할 시간과 체력이 부족했죠.

 

리스본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인 제로니무스(Jerónimos) 수도원 내부 (건축 양식이 서유럽 또는 동유럽의 일반적인 성당과는 매우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나타는 옛날에 수도원에서 계란 흰자로 수도복에 풀을 먹이고 남은 노른자로 만들어 먹던 간식인데, 수도승들이 종교적 박해를 받아 먹고 살기 어려워졌을 때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레시피가 전해졌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의 파스테이스 드 벨렝은 위 사진의 제로니무스 수도원 바로 옆에 있는 가게인데, 여기도 그러한 케이스라고 하네요.

 

나타의 원조라고 잘못 알려져 제일 유명한 벨렝 지구의 파스테이스 드 벨렝

 

 

영국에서 거의 1 1 크림티 세트를 먹었던 것처럼, 포르투갈에서는 1 1나타를 했는데, 각 가게마다 맛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어느 곳이 더 맛있는지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고, 이제 막 갓 나온 나타를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교가 의미 없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맛있기 때문이죠.

 

5. 근교 강자

 

리스본만으로도 관광지로서 충분하지만,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으로 불리는 호카곶(Cabo da Roca), 성벽으로 둘러싸인 중세마을 오비두스(Obidos) 등 가볼 만한 근교도 꽤 있습니다. 저는 보통 근교는 오가는 노력 대비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리스본에서는 신트라(Sintra)라는 제일 유명한 한 곳만 다녀왔습니다. 리스본에서 40분 정도 걸리는 신트라는 다양한 문화의 문화재가 어우러진, 도시와는 전혀 다른 이색적 매력이 있어서 만족스러운 편이었습니다.

 

무어 성 트레킹 도중 보이는 페나 성(오른쪽)

 

 

무어인(아랍인)들이 지었다고 하는 무어 성은 흡사 만리장성 축소판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1시간 내외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전망을 감상하기 좋습니다. 다만, 편한 신발과 넉넉한 체력은 필수입니다.

 

페나(Pena) 성 테라스(?)

 

알록달록하고 제일 높은 곳에 있는 페나성은 신트라의 상징이고 제일 유명해서 다녀오긴 했지만, 밖에서 보면 충분하고 줄 서서 내부까지 관람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근교는 급히 마무리하게 되는 걸 보니 확실히 저는 도시파인가 봅니다.

 

5. 다음 편 예고

 

서두에서 관광 콘텐츠는 리스본이 포르투를 압도한다고 했지만, 사실 한 곳만 가야 한다면 포르투입니다. 리스본 일정을 포르투보다 길게 짰다고 말씀드리기도 했는데, 사실 포르투에 도착한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후회했습니다. 리스본이 매력이 많은 도시임에는 분명하나, 포르투의 그 풍경과 감성이 너무 치명적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혹시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에 배신감을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케이블카 승강장 창문을 통해 엿본 포르투의 풍경

 

 

그래도 관광 콘텐츠가 풍부한 리스본과 휴양지의 면모도 갖추고 있는 포르투의 조화 덕분에 포르투갈을 균형잡힌 신혼여행지라 판단하여 선택했고,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포르투도 언덕이 심하여 체력적으로는 계속 힘들었지만요.

 

그럼 다음 편에서는 포르투의 감성을 잘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p 2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