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EP 22. 작지만 큰 매력, 포르투갈(3) by 홍정기

2026. 4. 29. 10:29변호사의 평범한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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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 EP 22. 작지만 큰 매력, 포르투갈 (3)

 

 

왜 모두 포르투를 그리 좋아하는지, 나는 왜 포르투가 좋았는지 옛날부터 고민을 많이 해 본 것 같습니다. 포르투갈의 장점인 물가와 친절함, 그리고 음식 때문이라면, 리스본도 똑같이 좋았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치명적인 아름다움 때문인가’, ‘역시 외모지상주의인가싶다가도, 더 아름다운 여행지들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감동과 매력이 분명 있었던 것 같아서 다시 갸우뚱하고는 했습니다.

 

최대한 넓게 대각선으로 담아 보려고 한 도루(Douro)강 강변의 대표 풍경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포르투에는 자극적이고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데, 그 갖가지 매력이 작은 도시 안에 압축적이면서도 조화롭게, 그리고 무엇보다 정겹고 따뜻하게 담겨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요리로 예를 들자면, 캐비아, 우니, 트뤼프, 송이 등 값비싼 식재료들로 따뜻한 한 입 거리를 만들었는데, 맛과 향이 따로 놀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진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2. 시각적 매력

 

포르투의 모습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구스타브 에펠의 제자가 설계한 포르투갈 최고의 랜드마크인 동 루이스 1세 다리, 그 다리가 놓인 도루강, 그 강에 떠 있는 배들, 그 배들 옆 세계적인 와이너리들이 강변에 즐비한 빌라 노바 드 가이아(Vila Nova de Gaia), 그 건너편 언덕에 지어진 옛 건물들, 그 건물들 구석구석 유럽 감성의 골목들, 그 골목들을 지나 조금 더 현대적이고 쾌적한데도 어딘가 아늑한 도심까지 모두 각자의 개성을 뽐내면서도 작은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런 아름다운 도시이죠.

 

포르투 대성당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동 루이스 1세 다리와 세라두 필라르 수도원

 

 

크고 가파른 언덕 지형 등에서 비롯된 입체적 외향 때문인지 같은 장소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 느낌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전망대도 꽤 있지만, 굳이 전망대에 오르지 않아도 멋진 장면이 많았죠. 시간대별 모습 또한 마치 카멜레온처럼 다양했습니다.

 

저녁 무렵 동 루이스 1세 다리와 수도원의 조명

 

 

사진에 그 몽환적인 느낌을 광활하게 담아 오지는 못했는데, 조명과 함께 시작되는 저녁의 포르투는 제가 본 야경 중 1등이었고요.

 

포르투 야경의 한 조각

 

사진을 보고는 잘 모르겠는데?” 하고 갸우뚱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절경도 대부분 사진 속에 그 감동을 담기는 어렵지만, 포르투는 특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아마도, ‘앤티크하고 뾰죡뾰족한 체코의 프라하나 장엄하면서도 목가적인 스위스의 그린델발트처럼 그 분위기를 대표하는 단어나 개념을 바탕으로 상상할 수 있는 이미지가 있다기보다는, 구석구석 그 현장에서 입체적, 종합적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짙은 도시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채로운 모습의 포르투

 

 

글을 쓰다가 갑자기 떠오른 표현인데, 전형적 유형의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스쳐 가는 모두를 홀리게 하는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지만) ‘도화살을 가진 도시가 아닐까 싶네요.

 

3. 청각적 매력

 

영화의 음악이 그 장면을 더 감동적으로 돋보이게 해 주는 것처럼, 포르투의 멋진 모습을 더 낭만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거리의 악사들입니다.

 

어디를 가든 각 명소마다 버스킹을 하고 있었는데, 모두 실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선곡도 완벽했습니다. 아는 노래가 많이 없는 저조차 익히 알고 좋아하는 팝송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장소와 날씨에도 딱 맞았습니다.

 

너무 많아서 세로 사진만 몇 개 모아 본 포르투의 버스킹

 

 

버스킹은 유럽에서 흔하기도 하고 길게 소개할 내용도 아니지만, 포르투에서의 시간을 정말 풍성하게 만들어 준 매력이라 따로 꼽아보았습니다.

 

4. 미각적 매력

 

유럽을 즐길 때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술인데, 포르투는 이 영역에서 독보적인 무기를 가지고 있죠. 바로 앞서 간단히 소개한 바 있는 포트 와인입니다.

 

와인을 사랑하지만 자체 생산은 어려웠던 영국은, 백년전쟁 이후 프랑스와의 관계가 틀어지자 포르투갈에서 와인을 조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배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와인이 쉽게 변질되는 문제가 있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효 중인 포도즙에 와인을 증류하여 만든브랜디를 첨가하는 방법이 사용되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주정 강화 와인은 출항지인 항구 도시 포르투(Porto)의 이름을 따 포트(Port) 와인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포르투갈도 포르투에서 유래했네요.

 

영국계 와이너리 그라함즈(Graham's)에서 마신 고숙성 포트 와인

 

 

10년 전 스페인 여행의 곁다리로 들른 포르투에서 무방비로 처음 마셔 본 포트 와인의 맛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포르투갈로 가는 길에 여행책에서 포트 와인 부분을 읽었을 때만 해도 그런 신기한 맛일 줄은 상상하지 못했죠. 녹진한 건포도의 향과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는 깊은 단맛은 정말 신비롭고 매력적이었습니다. 너무 달아서 음식하고 페어링해서 먹기는 어려울 정도이죠.

 

포르투의 강 건너편은 빌라 노바 드 가이아라는 지역인데, 여기에 이 포트 와이너리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아침 일찍부터 와이너리 5곳 정도를 투어하면서 만취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조금 멀리 있고 경치 좋은 한 곳만 다녀왔네요. 포르투를 방문하신다면 꼭 와이너리에서 투어도 하고, 한국에서는 맛보기 어렵거나 비싼 (오크통에서 장기간 숙성한) 고숙성 또는 (옛날에 만들어진) 올드 포트 와인을 마셔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작은 와이너리에서 시음을 하며 바라본 풍경

 

 

포르투갈은 일반 와인도 생산을 많이 하는데,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자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인 도루 밸리가 포르투에서 두세 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보성 녹차밭과 약간 오버랩되고 이국적인 느낌은 덜할 수 있지만, 그래도 실제 풍경은 장관이고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 와인을 시음하는 재미도 있었기 때문에 방문했던 포르투 근교 중에서는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5. 그 외 매력

 

포르투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인 상 벤투(São Bento),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날드, 아름다운 아줄레주를 자랑하는 곳곳의 성당과 탑, 탁 트인 대서양 등 분량 때문에 미처 소개해 드리지 못한 매력이 많습니다.

 

거의 강 주변의 풍경 사진만 보여드린 것 같은데, 도심이나 골목골목도 정말 개성이 넘치고요.

 

조앤 롤링(Joan K. Rowling)이 살았던 도시라 <해리 포터> 시리즈의 모티브가 되었던 요소를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교복의 모티브가 된 포르투 대학교 학생들의 망토 교복

 

 

도루 밸리 외 다른 근교도 꽤 있긴 하지만, 길게 여행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개인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서너 곳 정도 더 방문해 보았지만, 이동하는 시간과 노력 대비 너무 작고 소소한 매력이었던 것 같네요.

 

6. 다음 편 예고

 

리스본과 마찬가지로, 포르투도 뷰가 좋은 식당을 골라 가시라는 팁을 드리면서 포르투갈 편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p 23.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