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15. 23:55ㆍ변호사의 평범한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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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 EP 10. 나의 첫 위스키 증류소 방문기 (feat. Jameson Distillery)
1. Intro
Ep 3. 해외여행 편부터 계속 이야기를 해 왔던 양조장 방문기를 드디어 다루게 되었습니다. 양조장 방문은 저의 몇 안 남은 취미들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종합 선물 세트라 최애 취미의 느낌으로 소재를 고른 것인데, 쓰고 보니 그냥 평범한 여행 명소 추천 블로그 글이 되긴 했습니다.
위스키 편과 해외여행 편의 콜라보인 만큼 양조장 중에서도 해외 위스키 증류소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많이 다녀 본 척했지만, 사실 맥주나 와인 양조장을 뺀 ‘위스키’ 증류소는 두 곳만 가 보았고, 심지어 올해 가려던 스코틀랜드의 증류소도 빠듯한 일정 등으로 가지 못했네요.
원래는 한 편에 두 곳 모두 담으려 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두 편으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관광지로서 위스키 증류소를 추천해 드리기 위해 제임슨 증류소 방문기를, 다음에는 양조 과정을 곁들인 야마자키 증류소 방문기를 다루려 합니다.

2. 첫인상
Ep 8. 말미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임슨 증류소 방문은 위스키에 대한 관심을 키워준 대표적인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제임슨을 그저 싸구려(?) 위스키 정도로만 알고 있어서 증류소 방문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더블린 숙소에서 도보 30초 거리에 있어서 간 제임슨 증류소의 매력에 결국 반했고, 두 번이나 방문하게 되었죠. 더블린 여행의 목적이자 버킷리스트였던 기네스 공장 투어보다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우선 입구부터 내부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이색적이고 ‘힙’했습니다. 사람들의 분위기도 기네스 공장에서처럼 관광객 집단이라는 느낌보다는 현지 주민들이 마실 나온 느낌에 조금 더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던 것 같고요.

그러한 분위기에 어울리고 싶었지만 저와 제 친구는 동양인 관광객답게 투어 표부터 구매하러 리셉션으로 직행했습니다. 투어 표를 구매하면 초콜릿과 음료 교환권을 함께 주었는데, 당시 가난한(?) 군 대체복무자들로서 매우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초콜릿은 기념품 숍에서도 판매 중이었는데, 맛은커녕 먹은 기억조차 나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무료 음료는 니트 또는 제임슨 진저 앤 라임 중에 한 잔을 고를 수 있었고, “그래도 기본이지!”를 외치면서 저와 제 친구는 니트를 골랐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증류소 내 바(bar)에서 마셔 보니 진저 앤 라임이 정말 맛있었고, 평소 술도 별로 안 마시던 친구는 네 잔이나 연달아 마셨습니다. 제임슨 위스키와 진저에일, 라임즙만 들어가는 간단한 제조법임에도 비율 탓인지 분위기 탓인지 한국에서는 그 맛을 재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정말 그 맛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라도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3. 기대 이상의 투어
지나고 보니 대부분의 양조장들이 훌륭한 투어를 갖추고 있었지만, 이때는 양조장 투어도 처음이고 기대도 낮았던 터라 정말 만족했습니다. 당시 20유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해서 정말 ‘가성비’가 좋았는데, 지금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니 가격도 오르고 투어 종류도 다양해졌네요.

첫 코스는 아이리시 위스키와 제임슨 위스키의 역사에 대한 강의였는데, 아이리시 발음을 잘 알아듣지 못해서 그냥 ‘한’이 맺혀 있다는 것 정도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위에서 빔 프로젝터를 쏘아 마치 큰 양피지를 펴 놓고 설명하는 듯한 연출이 인상적이고 멋졌습니다.

그다음은 제임슨 위스키의 특별함과 양조 과정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역시 아이리시 발음 때문에(?) 온전히 알아듣지는 못했습니다. 위 사진들을 보며 기억을 더듬어 보니 좋은 수원지, 세 번의 증류, 그리고 아마도 오크통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 같네요. 여러 양조장 투어를 다녀 보고 느낀 것은, 모두 좋은 수원지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설명은, 아이리시 위스키는 세 번 증류하기 때문에 두 번 증류하는 스카치 위스키에 비하여 부드럽다고 강조한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더 부드러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비용을 들여 한 번 더 증류함에도 마케팅의 실패로 스카치 위스키에 비하여 현저히 저평가되고 있는 현실은 참 안타깝습니다.

각 양조 단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샘플도 있었는데, 증류기 종류에 따른 알코올의 차이, 오크통별 및 숙성연수에 따른 향 등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신기했던 체험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malt’-ing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사진 속 “MALTED”라고 되어 있는 보리처럼 달달한 향이 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게 왜 그런지 모르고 신기하기만 했었는데, 이 과정에 대한 설명은 다음 편에서 해 드리겠습니다.
당시에는 이러한 투어가 정말 알차다고 감탄했는데, 나중에 보니 흔한 내용이었고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는 증류소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가장 설레는, 양조장 투어의 꽃은 언제나 시음인 것 같습니다. 아이리시 위스키인 제임슨을 스카치 위스키인 조니워커, 미국 위스키인 잭다니엘과 비교하는 시간이었죠. 각 지역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위스키들끼리 비교하여 자신감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은데, 달달하고 자극적인 스카치 및 미국 위스키가 더 맛있다는 반응이 많자 민망해하는 가이드 분을 보며 다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눈이 높아져 마시지 않는 저가 위스키들이지만, 당시에는 위스키 마시는 법도 배우고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기념품 매장도 작지만 훌륭했는데, 당시 위스키에 대한 조예나 관심이 크지 않아 제대로 못 사 온 것과 그나마 사온 미니어처 세트도 바로 마셔 버린 것이 아직까지도 후회가 됩니다.

이러한 옷이라도 사와야 했는데, (아마도) 캐리어 공간 부족으로 못 사 온 것이 너무 아쉽네요. 더블린은 직항도 없고 별로 즐길 거리가 없어서 다시 갈 일도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4. 마무리는 역시 바에서
이렇게 투어로 제임슨의 매력에 푹 빠진 후, 멋진 바에서 제임슨으로 만든 각종 칵테일이나 한국에 없는 보틀을 한 잔 주문해서 마시면 완벽한 마무리가 됩니다. 당시에는 위스키에 대한 열정이 없던 터라 ‘이달의 칵테일’ 한 잔만 마셨는데, 다시 간다면 종류별로 다 마셔보고, 기념품도 잔뜩 구매하고 싶네요.

5. 다음 편 예고
잘 전달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이처럼 그 지역의 대표적인 양조장을 방문하는 것은 가이드 투어, 시음, 쇼핑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여행 자체가 새로운 경험을 찾아 떠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러한 목적에도 잘 부합하는 곳이죠. 여행 중간에 조금 색다른 체험을 즐기고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도 추천합니다.
강렬한 첫 경험이어서 그런지,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물론, 투어와 시음의 감동은 다녀온 양조장 중에 제임슨 증류소가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위에서도 잠깐 말씀드렸듯이, 투어와 바 등이 훨씬 잘 되어 있는 양조장도 많습니다. 바로 다음 편 야마자키 증류소도 그중 하나죠.
제임슨 증류소 방문이 위스키에 대한 관심의 시발점이었다면, 야마자키 증류소는 관심이 정점일 때 다녀왔습니다. 전혀 다른 설렘을 느꼈죠. 야마자키는 설명할 스토리가 참 많은 위스키인데, 양조 과정까지 곁들이면 너무 길어질까 봐 벌써부터 걱정이지만, 최대한 압축해 보겠습니다.

Ep 11.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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