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변호사의 ’소소한 육아 단상’ - EP 6. 인생이 변했다(Feat. 50일의 기적) by 강정화

2025. 7. 2. 09:29강변호사의 소소한 육아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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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변호사의 ’소소한 육아 단상’ 

- EP 6. 인생이 변했다(Feat. 50일의 기적) 

 

 

“여보, 나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 

 

임신 기간 중 아빠의 목소리로 태아에게 말을 걸어 주고, 책도 읽어 주는 것이 좋은 태교법이라 들어 남편에게 권했다가 들은 얘기다. 평소 유쾌한 농담을 자주 던지고 그 유머 감각에 반해 결혼까지 했기에 조금은 의외였다. 그러나 이내 곧 그럴만하다고 생각해서 두 번 권하지는 않았다. 남편은 하루에 “밥 뭇나?, “아는?, “자자.” 이 세 마디만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경상도 출신의 70년대생이었기 때문이다.

 

조심스러웠던 임신 기간을 지나, 2023년 늦봄 출산을 하게 됐다제왕절개 수술 후 눈을 떴을 때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이가 건강한지 몇 킬로그램으로 태어났는지 남편에게 물었다.  

 

2.49kg!!!!!  

 

WHAT?!!!!” 같은 “으응?!!!!”을 시전했다당황스럽게도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는 2.5kg미만의 저체중아로 태어난 것이다. 출산 전 마지막 진료 때까지 거대아 우려로 출산 시 위험할 수 있으니 식단 및 혈당을 엄격히 관리하라는 의사의 처방이 있었던 터라 우리 부부는 처음에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처음 안아 본 아이는 너무 작고 가벼워서 마치 작은 새를 안고 있는 것 같았다.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 버릴까 봐”(한강, <괜찮아> ) 절절매던 시간들이 지나갔다그러나 그런 우려와는 달리, 아이는 모유 수유 기간 폭풍 성장을 해서, 키와 몸무게가 중상위 그룹에 속하게 됐다. 친정엄마와 여동생의 사례를 고려했을 때, 모유 수유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혀 기대하지 못했으나, 조리원에서 만났던 모유 수유 전문가의 도움으로 계획한 기간인 약 5개월 동안 모 유수유를 할 수 있었다. 모유 수유를 계획한다면 꼭 적절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추천하고 싶다

 

출산 유경험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출산 후 제일 힘든 것으로 꼽는 것이 바로 한밤중 수유. 초기 아기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자면서 보내지만, 2~3시간 간격으로 깨서 모유나 분유를 먹게 되는데 이는 한밤중에도 마찬가지다. 수십 일간 매일 새벽 1시 및 새벽 3~4시에 깨서 비몽사몽 수유를 하거나, 분유를 타서 먹인다고 생각해 보라. 죽을 맛 그 자체다. 그래서 밤중 수유를 끊게 된다는 3개월 무렵 시기를 ‘100일의 기적’으로 부른다

 

 

 

출산 후 50여 일이 지난 무렵 육아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출산한 산모님이 ‘50일의 기적’을 성공한 경험담 및 방법론을 공유하는 글을 올렸는데,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정신없이 바쁜 육아 속, 위 커뮤니티에서 그날그날 조회수가 제일 높거나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글을 저녁 무렵 알림으로 보내 주었는데, 바로 거기서 소위 ‘성지글’을 만나게 됐다. 바로 ‘안눕법’이었다

 

50일의 기적, 안눕법’(낮잠 및 밤잠 공통)의 핵심을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1.    아기가 스스로 등을 대고 잠드는 법을 연습시킨다. 

2.    규칙적인 시간에 아기를 재우고 깨운다. 

3.    잘 시간에 아기를 눕히고 재우다가, 깨서 울면 방으로 들어가서 쉬쉬 소리를 내며 등이나 가슴, 어깨 중 하나를 정해서 토닥토닥 다독인다. 

4.    그래도 잠이 들지 않고 계속 울면, 안아 주고, 울음을 그치면 곧바로 내려놓는다. (안눕법의 정수) 

5.    내려놓을 때 울어도 내려놓는다.  (울어서 내려놓다 말고 다시 안아 주게 되면, 아기는 울면 안아 준다고 배우게 된다.) 

6.    계속 울면 다시 안아 준다. 

7.    울음이 멈추면 내려놓는다. 

8.    울음이 흐느낌으로 변하면서 곧 잠이 들게 된다. 

 

      주의! 3~5개월 기준 4~5분 이상 안아 주지 않는다.  

             엄마 품에서 잠들면 안 되고, 스스로 자는 법을 연습시킨다

     

 위 성지글을 보며 반신반의하며 따라했는데, 첫날 하루 만에 ‘50일의 기적, 통잠’을 경험했다.  

 

아이는 눈을 맞추며 웃다가, 누워서 두 다리를 들 수 있게 되었고, 대망의 뒤집기를 성공한 다음에는, 앉고 기다가, 서서히 걷게 되며 나날이 폭풍 성장을 거듭했다.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던 아이의 발달 과정을 직접 목도하는 것은 정말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뒤집기를 한 번 성공한 아기는 계속해서 뒤집기를 시도하며 해당 움직임을 몸에 익히려고 안간힘을 썼다(소위 ‘미친 뒤집기’). 설을 쇠러 친정에 갔을 때 처음으로 앉기에 성공하자 그 다음부터는 계속해서 앉으려고만 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인간 발달 유전자 프로그램이 무섭게 잘 작동하고 있었다

 

요즘 아이는 읽고 싶은 책을 꺼내 엄마아빠의 무릎에 앉는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고 외쳤던 아빠는 온데간데 없고, 온갖 의성어, 의태어, 외계어를 동원하여 창의적으로 책을 읽어 주는 아빠만이 있다.  

 

유난히 자기 자신을 소중하고 애틋하게 여겼던 두 남녀가 만나 이룬 가정에서 아이의 성장과 함께하는 매 순간순간이 신비롭고 놀라운 일 한가득이다. “내 인생이, 우리 인생이 변했어.” 요즘 남편이 자주하는 말이다.

 

EP.7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