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31. 11:45ㆍ강변호사의 소소한 육아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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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변호사의 ’소소한 육아 단상’
- EP 4. 출산 준비, 7성급 서비스
최근 판사로 일하는 로스쿨 동기로부터 너무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결혼 7년 차로 업무가 바빠 임신을 미루고 있는 줄 알았는데, 최근 시험관 시술을 통해 임신을 했단다. 그것도 무려 남녀 쌍둥이! 내 시어른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어서 (아직까지는!) 순하다고 평가받는 우리 아기가 엄마, 아빠가 늦게 결혼해 나이 든 사람인 줄 알아서 그런 것 같다고 우스개 말씀을 종종 하시는데, 동기에게 찾아온 천사 쌍둥이들은 엄마, 아빠 바쁜 줄 알아서 일석이조나 일타쌍피를 해낸 것 같다. 엄마가 되고 보니 임신이 얼마나 축하할 일인지 잘 알기에 진심 어린 축하를 듬뿍 보냈다.
출산 막바지까지 근무하다가 출산휴가를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출산 준비를 허둥지둥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하에는 동기에게 알려주고 싶은 ‘출산 전 준비물’과 ‘출산 후 할 일’을 정리했다. 긴 글에 놀라지 마시라.
1. 출산 전 준비물 (※ 밑줄 표시는 특히 유용했던 물품)
(1) 아기
배냇저고리, 내의, 모자, 양말, 손싸개, 발싸개, 겉싸개, 턱받이, 기저귀, 물티슈, 집에서 먹일 분유 1통(조리원 가져가기) 등
(2) 산모
수유용 브래지어, 수유 패드, 산모용 패드, 모유 저장 팩, 양말, 면 내의, 면 스카프, 영양제, 텀블러 및 빨대, 산모 방석
(3) 기타 출산 후 추가 필요품
①아기 의류(배냇저고리 2~3벌, 속싸개, 겉싸개, 손싸개, 발싸개, 모자, 양말, 내의 3~4벌, 스와들업 2~3벌, 기저귀), ②수유용품(유축기, 모유 저장 팩, 수유 의류, 수유 쿠션, 역류 방지 쿠션), ③분유용품(젖병 소독기, 젖병 및 젖꼭지 6개, 분유 포트, 젖병 세척솔 및 세정제), ④침구용품(아기 이불 및 베개, 방수요), ⑤목욕 및 세탁 용품(아기 욕조, 바디워시 및 크림, 비누, 아기 수건 및 가제 수건, 아기 세제, 아기 비데), ⑥기타(체온계 및 온습도계, 아기 연고 등)
2. 출산 후 할 일
(1) 연락 돌리기(가족 및 지인, 조리원)
출산 예정일이라는 것이 있지만, 실제 출산일이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그래서 출산 직후에 오매불망 연락을 기다리고 계실 양가 부모님, 가족, 지인들에게 아기의 출생 사실과 산모 및 아기의 건강 상태를 바로 알려드리는 것이 좋다(남편의 역할). 한편, 예정일을 바탕으로 계약을 해 둔 조리원에도 병원 퇴실일을 확인하여 연락한 뒤 정확한 입실 날짜를 확정해야 한다.
(2) 이름짓기
출산 후 이름을 먼저 지어야 출생신고를 할 수 있고, 이 출생신고가 선행되어야 여러 추가적인 복지·행정 서비스 등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의 경우, 양가 부모님께 손자의 이름에 대한 의견을 먼저 여쭤보았는데, 돌림자 등과 상관없이 부모가 협의해서 자유롭게 정하라고 말씀하셔서 감사했다. 근처 작명소에서 아기의 생년월일시를 바탕으로 10여 개의 이름을 추천 받았다. 남편과 협의해서 한자 뜻과 음성을 바탕으로 추리고 요즘 많이 사용한다는 아기 이름 작명 어플도 함께 비교해 최종 3~4개로 줄였다. 병원 모자 동실 시간에 이름 없는 아기 얼굴을 보며 차례차례 이름을 불러보았고 그중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으로 결정했다.
(3) 출생 신고 기타 행정 업무
이름이 결정되었으면 빠르게 출생 신고를 해야 한다. 병원 연계로 온라인으로 출생 신고가 가능한 곳도 있지만, 주로는 남편이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해서 출생 신고를 하게 되는 것 같다. 필요한 준비물은 좀 많은데, 1) 병원 발급 출생증명서, 2) 방문 부모 신분증, 3) 첫만남이용권 바우처 지급용 국민행복카드, 4) 부모급여/아동수당 수령 계좌번호, 4) 부모 본적지 확인 등이다. 또한 한전에 연락해 출산 가구 전기 요금 할인 신청 후 아파트 관리실에 통보,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출생신고 후 자동 등록되나 확인 필요), 태아 보험 자녀 등록, 아이사랑 어플에서 어린이집 대기 등록 등을 해야 한다.
(4) 조리원
목도 못 가누는 신생아 머리는 매우 부드러워서 생후 2주간의 자세가 두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리원 신생아실에 주기적으로 머리를 좌, 우로 돌려달라고 꼭 요청하길 권한다. 나는 이러한 내용을 몰랐는데, 아기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머리를 자주 뉘었는지 2주간의 조리원 생활 후 두상 좌우 비대칭이 생겨 마음고생을 제법 했다. 퇴실할 때쯤 신생아실 네임 태그 근처에 ‘머리 좌우로 돌려주세요’라는 요청사항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야무지고 똑 부러진 엄마들 참 많구나, 싶었다.
위 긴 글을 읽고 출산에 임박한 분은 유용하다는 평가를, 한 걸음 떨어져 읽은 분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할 것 같다. 나 역시 출산 임박하여 남편과 함께 출산 준비를 하면서, 방대한 정보 속 숨이 턱턱 막히고 혼란스러운 마음에 압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모가 아기를 맞을 정성스런 준비를 아주 기쁘게 한다는 것이다. 출산 전 남편과 함께 갔던 베이비페어에서 아기 기도 폐쇄시 응급처치 방법(하임리히법)을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배웠던 기억이 난다. 남편은 부모가 되기 위한 모든 노력과 준비들을 7성급 서비스라 불렀는데, 출생 이후에는 더욱 지극한 7성급 서비스가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우리 모두 부모님의 7성급 서비스를 받고 자랐다고 생각하니, 가슴 먹먹해진다. 전화드려야겠다.
EP.5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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