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변호사의 ’소소한 육아 단상’ - EP 5.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by 강정화

2024. 10. 30. 10:49강변호사의 소소한 육아단상

'변호사 이야기' 변호사들의 진짜 세상사는 이야기 변호사 커뮤니티 '로글로그' 입니다. 

 

강 변호사의 ’소소한 육아 단상’ 

- EP 5.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요즘 TV를 잘 못 본다. 전적으로 아이의 스케줄에 맞추는 육아 때문에 시간이 없기도 하거니와, 육퇴 후에는 거의 기절 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챙겨 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you quiz on the block, 이하 <유퀴즈>)>이다. 내가 <유퀴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주요 출연진들이 연예인 등 유명인이 아닌,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일반인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의 피, , 눈물 가득한 이야기들이 그렇게 흥미롭고 감동적일 수가 없다.

 

 

 

최근 인상 깊게 본 편이 있었는데, 평생 행복을 연구해 오셨다는 연세대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 편이다. 서은국 교수는 행복을 느끼는 것에는 개인차가 있고 내향성, 외향성 등 선천적인 기질의 영향도 큰데, ‘외향적인 집단이 내향적인 집단보다 더 빈번하게 행복을 경험한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고 했다. 외향인이 행복한 이유는 바로 사람을 많이 만나서라고, 혼자 있기를 더 좋아한다는 내향인조차도 실제로는 사람을 만날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행복감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생존 자원을 얻을 때 오는데, 인간에게 가장 큰 자원과 자극은 바로 인간이라는 설명이었다.

 

부모로서 당연한 바람이지만, 현재 15개월인 내 아이가 가능한 한 자주 행복을 느끼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선천적인 기질이 중요하다니 먼저 내향인인지 외향인인지 곰곰이 판단해 본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옹알이에 손까지 흔들며 인사하는 듯한 행동을 보면 영락없이 외향인 같기도 한데, 좋아하는 동요가 나오면 머리 위로 손을 올려 흥을 느끼다가도 부모가 반응을 보이거나 따라하면 이내 부끄럽다는 듯이 그만둬 버리곤 하는 모습을 보면 내향인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내 아이가 어떤 기질을 가졌든 간에 여러 다양한 사람(또는 특정 소수의 몇몇도 괜찮다)과 교류하며 자주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길 바란다.

 

 

 

부모가 되어보니, 나의 미래보다는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더 자주 그려 보게 된다. 철저히 내 중심이었던 세계에서 결혼, 출산 이후 아이 중심의 세계로 편입되었다. 솔직히 일신의 영달은 더 이상 꿈꾸지 않게 되었지만, 내 아이에게 적어도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은 점점 더 또렷해진다.

 

이와 관련하여 <유퀴즈>에 나온 파리 올림픽 스타 김예지 사격 선수가 했던 얘기를 소개하고 싶다. 선수로서는 조금 늦은 나이에 세계 정상 타이틀을 거머쥔 그녀는 27살에 아이를 낳고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 아기가 6개월 됐을 때부터 떼어놓고 훈련을 시작했는데, 매일 울면서 출근하면서 자식을 떼어 놓고 운동하러 가는데 내가 여기서 대충 운동할 거면 뭐 하러 내 자식을 떼어놓고 나왔지?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려면 정상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 정상이 없는(?) 직업을 택해서 정말 다행이다. 내 자리에서 묵묵히 일을 하며, 때때로 가까운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 주는 것으로 나에게 주어진 부모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리라 다짐한다.

 

'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

 

EP.6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