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EP 5. 사진 취미 잘 시작하기 by 홍정기

2024. 10. 2. 10:45변호사의 평범한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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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평범한 취미 생활

- EP 5. 사진 취미 잘 시작하기

 

1. Intro

 

지난번에 사진을 취미로 하면 좋은 점과 카메라를 따로 들고 다니면 좋은 점을 중심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카메라를 잘 고르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다만, 카메라를 선택할 때 생각보다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분량상 왕초보 분들을 위한 간단한 내용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 사진 취미의 첫걸음, 카메라 고르기

 

일단 마음에 드는 카메라를 골라야 자주 들고 나가게 되고, 또 실력이 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8년 가까이 장롱면허로 지내다가, 첫 차를 산 후에야 그때부터 매일 운전을 하며 진정으로 운전이 가능한 사람이 되었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진만 찍을 것인지, 주로 언제 어떤 사진을 찍을 것인지, 영상도 찍을 것인지, 영상은 브이로그를 위주로 찍을 것인지 등 사람마다 그 목적에 따라 적합한 카메라가 달라집니다. 저는 그중 여행과 일상에서 사진을 찍기에 적합한 카메라를 고르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저만의 주관적인 기준 몇 가지를 참고차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나름 큰돈을 들여 구매하는 장비이고 앞으로의 사진 생활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선택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데, 조언을 드리기 조심스럽기도 하네요.

 

< 대학교 때 구매한 첫 DSLR, 니콘 D3100 >

 

센서

 

우선, 디지털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옛날 사진기의 필름에 해당하는 센서입니다. , 빛을 기록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핵심적인 부품이라고 할 수 있죠.

 

카메라를 고를 때 가장 먼저 정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 센서의 크기입니다. 센서가 커질수록 화질 및 노이즈가 개선되고, 어두운 환경에서 촬영하기 유리하며, 지난 글에서 말씀해 드린 아웃 포커스(out of focus) 효과도 잘 표현됩니다. 대신 센서가 커지면 카메라도 커지고 가격도 많이 올라갑니다.

 

큰 카메라로 촬영하면 결과물이 좋은 이유가 바로 이 센서 때문이죠.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좁쌀만 한 센서가 들어가고, 일반적인 35mm 필름과 비슷한 사이즈의 센서가 들어가면풀프레임(full-frame)’ 카메라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센서 크기가 있는데, 초급 또는 중급자용 카메라에 들어가는 센서는 풀프레임의 반 정도 되는 크기로서 속칭으로크롭(crop)’ 센서라고 부릅니다.

 

제가 사용했던 사진용 카메라 약 9대 중 8대가 크롭 센서 카메라였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래에서 말씀해 드릴 카메라의 크기 및 무게와의 타협 때문입니다. 작고 가벼운 카메라를 원하지만, 그렇다고 크롭 센서보다 작은 1인치 센서 등을 가진 카메라는 사실 스마트폰 카메라와 비교해서 조금 애매한 성능 차이를 보입니다.

 

크기와 무게

 

제가 체력이 약해서인지 모르겠지만, 힘든 여행은 물론 평소에도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은 꽤 버거운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무거운 카메라를 구입하면 카메라를 두고 다니게 되고, 아름다운 장면들도 놓치게 되며, 결국 비싼 카메라는 장롱 속에 잠들게 됩니다.

 

따라서 힘들지 않은 여행이 되고 또 평소에도 사진을 많이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의 무게가 가벼워야 합니다. 휴대성을 생각하면 크기도 작아야 가방이나 주머니에 들어갈 것이고요. (물론 또 너무 작으면 그립감이 떨어지지는 단점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좋은 화질을 위해서는 센서가 큰 카메라가 필요하고, 그에 따라 카메라의 크기와 무게도 커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충이 필요한데, 제가 생각하는 절충안이 바로 위에서 말씀드린 크롭 센서 카메라입니다. 카메라를 따로 들고 다니는 보람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화질을 보여주면서 풀프레임만큼 부담스러운 크기는 아니죠.

 

DSLR에서 거울과 펜타프리즘이 빠진 미러리스 카메라라면 그 크기와 무게는 더욱 줄어듭니다. 참고로, DSLR은 광학식 뷰파인더를 통해 아날로그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고, 미러리스는 전자식 뷰파인더를 통해 디지털 화면을 보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크기와 무게를 최대한 줄이실 분들은 크롭 센서 미러리스 중에서 경량화를 내세운 모델을, 약간의 아날로그 감성을 더하고 싶은 분들은 크롭 센서 DSLR 중에서 경량화를 시도한 모델을 고르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크롭 센서 카메라, 리코 GR 시리즈 > (대신 렌즈 교환은 되지 않는다.)

 

디자인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카메라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수록 손이 자주 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쁘면 들고 다닐 때 폼이 나는 액세서리가 되기도 하고요. 물론, 카메라의 종류, 크기, 무게, 성능, 렌즈군, 가격 등 모든 것을 만족하면서 디자인까지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차를 구매할 때도 성능이나 안전성보다는 디자인이 제일 결정적 요소가 되기도 하고, 사람을 만날 때도 첫인상이 중요한 것처럼, 내 마음에 쏙 드는 카메라로 시작해 보는 것도 취미에 정을 붙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사용했던 카메라 중 가장 멋진 외관을 가진 후지필름 X100T >

 

3. 사진 취미의 고충, 렌즈 고르기

 

어찌 보면, 카메라를 고르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 바로 렌즈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진을 취미로 시작했을 때의 가장 큰 문제가 렌즈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렌즈의 스펙(화각, 조리개 밝기 등)이나 성능에 따라서 촬영할 수 있는 환경(거리, 밝기 등)과 화질 등이 달라지는데, 촬영 조건이 약간만 개선될 수 있어도 렌즈의 가격은 어마어마하게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어떤 렌즈를 살지도 고민이지만, 렌즈가 많아졌을 때는 어떤 렌즈를 들고 나갈지도 큰 고민입니다.

 

렌즈는 크게 단렌즈와 줌렌즈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단순하게 줌(zoom-in or out)이 되면 줌렌즈, 고정된 화각이면 단렌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예외도 많지만, 비슷한 스펙이라면 보통 단렌즈는 화질이 더 좋고, 줌렌즈는 더 크고 무겁습니다.

초보일 때는 고정된 화각으로 촬영하는 게 어색해서 줌렌즈로 많이 시작합니다. 그리고 여행 때도 광활하고 웅장한 자연과 건물의 모습부터 음식과 인물까지 다양하게 찍어야 해서 일반적으로는 줌렌즈를 추천합니다. 여러 렌즈를 들고 다니면서 교체하는 것은 매우 무겁고 번거롭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저는 이제 줌렌즈도 들고 다니기 무겁다는 생각이 들어 단렌즈 중에서도 가벼운 모델만 들고 다닙니다. 넓은 자연과 건물, 그리고 셀카를 찍기 위해 광각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 한 개와, 음식 및 거리 스냅 등을 찍기 위해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표준 화각의 카메라 한 개를 들고 다닙니다. 수년간의 시행착오가 담긴 노하우이죠. 카메라가 2개라 더 불편해 보일 수도 있지만, 렌즈를 교체할 필요도 없고 무게도 가벼워서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어느 곳을 방문하는 날이냐에 따라 카메라 하나는 두고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 이번 스위스 여행 때 가져간 두 가지 화각의 활용도 비교 > (좌) 표준화각  /  (우) 광각

 

4. 다음 편 예고

 

카메라와 렌즈를 골랐으니, 이제 사진을 찍으러 가야 하겠죠? 다음 편에서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사진을 조금이라도 더 잘 찍을 수 있는 간단한 팁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이번 편은 너무 정보 전달에 관한 이야기만 있고, 재미와 공감대가 조금 떨어질 것 같아서 빼야 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사진 취미에서 가장 중요한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고 판단했죠.

 

쓰다 보니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알려 드려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서, 대폭 줄이다 보니 자세한 정보 전달이나 명확한 결론 없이 두루뭉술하게 글이 마무리된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카메라와 렌즈를 고를 때 고려할 것이 많구나라는 느낌만 전달해 드리고, 다음에 더 재미있고 도움 되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p 6.에서 계속........